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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 한반도, 아직도 '지뢰지대'?

작성자: 평화나눔회

조회: 60167 등록일: 2010-03-10

한반도, 아직도 '지뢰지대'? 
 국방위 소속 홍재형 열린우리당 의원 국감서 문제 제기 앞에서는 지뢰제거, 뒤에서는 구입․․"지뢰 문제, 남북군축협상 최우선 의제 
돼야" 
 미디어다음 / 오미정 기자    󰡐지뢰를 밟아 발목을 절단 한다.󰡑
 제3세계의 일이 아니다. 한반도에서는 지금도 민통선 부근과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지뢰 폭발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에도 사병과 민간인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 폭발 사고가 몇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민통선 북방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에서 약초를 캐던 한 50대 여성이 발목지뢰를 밟아 왼쪽 발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에 앞선 24일에는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하리 파로호 상류 골재채취장에서 대전차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이 모 씨가 몰던 
중장비 로우더의 앞바퀴와 유리창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9월 초에는 인천 연수구 동춘동 봉재산에 있던 공군 방공포 부대가 중구 영종도로 이전하면서 부대 주변에 매설한 대인지뢰 일부를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지난 7월에도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민통선 내 야산에서 산나물을 캐던 40대 여성이 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을 절단했다.
 빗물에 유실된 지뢰가 민간인 지역까지 흘러들어 해변이나 갯벌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행락객의 팔다리를 앗아가는 사건 역시 종종 
발생한다.
 지뢰는 아군와 적군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민간인에게도 무차별 피해를 입히는 재래식 무기.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 국가인 한반도에선 세계 
각국이 조약을 통해 규제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이 무기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 한반도의 지뢰 매설 상황 및 정부의 지뢰 관련 예산
 대인지뢰를 밟아 발목을 절단한 피해자의 다리 [사진 = 이시우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 집행의원(사진작가) 제공 (<a href="http://www.siwoo.pe.kr/">www.siwoo.pe.kr</a>)]  국회 국방위 소속 홍재형 열린우리당 의원이 
1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8월 1일 현재 군사분계선 이남의 남한 전역에는 총 101만 8000여 발의 지뢰가 
매설돼 있다. 전방지역에 100만 5000여 발이 몰려 있긴 하지만 후방 지역에도 군사시설 방호를 위해 매설한 지뢰 1만 3000여 발이 남아 
있다. 후방지역 지뢰 매설지 가운데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이나 남한산성 도립공원 내 검단산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99년부터 연차적으로 지뢰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99년부터 지금까지 정부는 전방 지역에서 72억원, 후방 지역에서 3억 
6000여만원의 예산을 지뢰제거에 투입했다. 하지만 빗물 등에 의해 유실된 지뢰나, 지뢰 매설지도조차 없는 미확인지뢰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발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편 군은 지뢰 제거 작업을 진행시킴과 동시에 지뢰를 비축하는데도 지속적으로 예산을 늘려왔다. 국방부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살포식 지뢰 
및 지뢰 살포기를 구입하는데 총 1110억원을 썼다. 2007년에 마무리되는 이 사업에는 앞으로도 728억의 예산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뢰를 매설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면서 한편에서는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병력과 예산을 쓰고 있는 것이다.
 ▲ 한반도에서의 지뢰 사용, 왜 가능한가   올봄 한 부대가 매년 비무장지대 무단 봄나물 채취로 인한 지뢰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민통선 곳곳에 예방 포스터를 부착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97년 남북 대치상황이라는 군사적 특수성을 들어 󰡐오타와 
협약󰡑에 참여를 거부했다. 이 협약은 대인지리의 사용, 비축, 생산, 이전의 전면 금지 및 폐기를 명시하고 있다. 이 조약에 가입할 경우 
가입국은 4년 이내에 보유 중인 비축지뢰 폐기, 10년 이내에 매설된 대인지뢰를 제거, 180일 이내에 기타 지뢰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지난해 10월 현재 145개국이 가입했고 미서명국은 미국, 한국, 북한, 중국, 파키스탄, 러시아 등 44개 국가다.
 97년 이 조약의 가입을 거부한 한국 정부는 대신 2001년󰡐특정재래식무기 금지협약(CCW)󰡑에 가입했다. CCW는 지뢰, 부비트랩, 
소이성 무기 등 재래식 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협약.
 CCW가 지뢰 사용에 대한 규제를 담고 있긴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 협약의 느슨한 규제를 피해 󰡐한국형 지뢰 살포기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군이 미국으로부터 이전하고 있는 지뢰는 M74 대인지뢰와 M75 대전차지뢰. 이 지뢰는 매설한 지 15일 이내에 자폭하도록 되어 
있어 CCW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CCW 8조가 규정하고 있는 󰡐설치지역의 위치 및 경계를 기록, 유지󰡑하는 일 역시 미확인지뢰지대가 산재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완벽한 이행을 기대하기 힘든 조항이다.
 미국 역시 군사적 목적으로 한반도에서의 지뢰 사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재래식 무기 감축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인지뢰까지 생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부시 행정부 지난 2월 "분단국인 한국에서는 자폭기능이 없는 지뢰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는 실상, 국제조약상으로도 지뢰 제거 의무를 가지지 않은 󰡐군사 지역󰡑인 셈이다.
 ▲ 한반도 지뢰, 꼭 필요한가   대인지뢰 M14의 모습 [사진 = <a href="http://www.fas.org/">www.fas.org</a> 캡쳐 ]  현재 일부 전문가들은 방어 기능보다 민간인에게 더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는 지뢰의 군사적 효용을 부정하고 있다. 또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는 현대전에 지뢰와 같은 재래식 무기의 필요성은 미미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1996년 클린턴 정부가 한국에서 지뢰를 계속 사용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을 당시 뉴욕타임즈는 한미연합 야전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홀링워스 
장군의 말을 인용해 󰡒한반도의 대인 지뢰가 실제로 북한군 공격시 오히려 군의 자유로운 기동을 방해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뢰의 
사용이 오히려 국방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번 국감에서 지뢰 문제를 제기한 홍재형 의원은 "지뢰의 전면 사용 금지와 폐기를 위해 남과 북이 󰡐오타와 협약󰡑에 함께 가입할 방법은 
없는지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뢰 문제에 대한 남북의 공통 대처를 제안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아무리 화해무드에 이르렀다 해도 엄연한 
분단 국가인 한반도에서 국방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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