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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대인지뢰 피해, 누구의 책임인가? 다큐멘터리 대인지뢰

작성자: 평화나눔회

조회: 58539 등록일: 200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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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대인지뢰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orea Campaign to Ban Landmines, 이하 KCBL)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대인지뢰>가 15일(토) 4:30 KBS 1 TV 열린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KCBL은 수년간에 걸쳐 실시한 국내 전후방 대인지뢰 매설 실태 조사 경험과 민간인 대인지뢰 피해자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다큐멘터리를 기획하였으며, 2001년도 국내 민간인 지뢰 피해자들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인 < Land of Iron>으로 국제 ICBL(국제대인지뢰금지캠페인) 총회에 초청을 받기도 했던 장정훈(35세, 현재 영국거주, The Focus Production)씨가 연출을 맡았다.<div><table align="center" class="__se_tbl_ext" 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top: 15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_width="675" align="absmiddle"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board02/14621691708517.jpg" style="width:675px;"></div></td></tr></tbody></table> </div>국내 민간인 대인지뢰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 담아 <대인지뢰>는 98년 일본 방문 시 일본시민과의 토론회 중에 있었던 클린턴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한반도의 지뢰지대는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어 지뢰피해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대인지뢰>는 한반도의 지뢰지대는 완벽하게 관리되지도 않고 있으며, 피해자 또한 무수히 존재하고 있음을 찬찬히 보여준다. 클린턴의 발언을 뒤집으며 바로 등장하는 정소이씨. 그녀의 잘려진 발목은 다른 피해자와는 사뭇 다르다. 의족에 기대어 생활하며 자꾸만 여위어가는 다리가 아닌 그저 깨끗이 아랫부분을 잘라낸 다리다. 앞으로 수차례 의족을 바꾸어가며 생활해야할 그녀는 바로 작년 6월에 피해를 당했다. "뽕나무 열매가 몸에 좋다고 해서 아버지 드리려고 열매를 따다가 왼발을 딱 드는데 갑자기 펑 소리가 나더라구요. 지뢰가 있다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고, 다른 사람들, 낚시꾼들도 많이 오고, 소라 잡으러들도 많이 가거든요. 그런데서 그렇게 다쳤어요. 무방비상태로 있다가...." <대인지뢰>는 피해시기별로 지역별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담아내고 있다. 제작진은 촬영 도중에도 우연찮게 피해자들을 만나고 피해자들의 입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또다른 피해자들을 줄줄이 만나면서 또 한번 충격을 받기도 했다. 파주, 연천의 피해자들을 촬영하는 도중, 제작진은 가까운 곳에서 촉촉한 눈빛으로 인터뷰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김재임씨를 만날 수 있었다. 남의 일 같지 않게 인터뷰과정을 지켜보던 김재임씨는 얼마 전 대인지뢰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김재임씨는 할아버지의 잘린 다리를 지켜보며, 자신의 남편이 다리가 잘렸더라도 살아만 있어주었으면 좋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얘기 남들한테 처음 해봐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한 번도 말 할 수가 없었던 얘기인데...." 김재임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또다른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이러한 이야기는 제작 과정 중 적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한국정부의 무책임과 미군이 매설한 대인지뢰로 인한 피해 실태 고발 <대인지뢰>의 연출을 맡은 장정훈씨는 이번 작품에서 단순히 대인지뢰피해자들의 삶을 알리는 첫 작품의 차원을 넘어 어떻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그 피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파헤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인지뢰>는 몇 개의 서브타이틀을 갖추고 있으며 그 내용가운데서 한국과 미국이 져야할 책임의 내용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민간인으로써 개간지의 대인지뢰제거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김동필씨와 미군부대 내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이덕준씨가 '사고의 책임을 군부대가 아닌 본인에게 있음'을 명기한 각서를 쓰고 작업하던 중 사고를 당한 이야기를 자세히 전달하고 있다. 또한, 피해 후 보상은커녕 본인의 과실로 사고를 당한 양 문서를 꾸민 군당국의 사례 등을 피해자의 증언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대인지뢰문제와 관련해서 불평등하게 해석될 수 있는 소파3, 4조를 지적하면서,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지뢰사고를 당한 미국인 아이빈 악셀로드의 인터뷰도 담고 있다. "한국전 때 미국 정부가 유엔군에게 보급하기 위해 지뢰를 들여왔었다. 그걸 내가 밟은 것이다. 전시에 지뢰는 적의 공격을 억제하기보다는 아군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 이를 아는 대부분의 퇴역 미군 장성들은 현역을 떠나면서부터 지뢰사용 반대자들이 된다. 한편으로는 지뢰를 사용함으로써 부하들의 생명보호에 소홀했던 점에 대해 비난받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왜 미국정부가 지뢰사용을 계속해서 주장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지뢰 없는 세상을 원한다 97년 지뢰퇴치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조디 윌리엄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21세기, 미국에게 지뢰는 필요없는 무기다. 지뢰는 시대에 뒤떨어진 무기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마땅하다. 미국이 지뢰퇴치에 거액의 돈을 쓰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더 많은 기금이 필요하다. 미국은 전세계 36개국에 5백60만개의 대인지뢰를 수출하는 문제의 국가이다. 지금 전세계 28개국의 땅 속엔 미국이 제조해 판매한 지뢰들이 묻혀있다.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한 미국은 문제의 국가로 남게 될 것이다." 장정훈(연출)씨는, 촬영을 하면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아픔을 보여주었다면, 이 아픔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그는 촬영 내 긴 무력감과 씨름해야 했다. 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 전쟁의 끝은 한반도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지뢰가 완전히 소멸되는 날과 함께 할 것이다. 단 몇십분짜리의 다큐멘터리로 어떠한 것을 이룰 수 있을지 누구도 말 할 수 없지만, 이 작은 작품이 이 땅에서 또 다른 지뢰피해를 막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제작진은 소망하면서, <대인지뢰>는 다음의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고 있다. "곡식을 거두고, 꽃을 피워야 할 생명의 터전에 피의 씨앗, 대인지뢰가 뿌려졌다. 지난 반세기를 그래왔듯 수 십년, 아니 어쩌면 수백년의 슬픔을 피워낼 고통의 씨앗이 천지에 뿌려졌다. 그러나 소위 우방이라는 미국, 조국이라는 대한민국은 말한다. 그것은 평화의 씨앗이며, 그 씨앗이 있어 오늘 우리의 평화는 지켜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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