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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韓日 젊은이들 "값진 땀방울"로 하나되다

작성자: 평화나눔회

조회: 56900 등록일: 2007-08-13

<table width="100%" style="table-layout: fixed;"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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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valign="top">연세.와세다大대학생 강원도서 농활 양배추밭 잡초뽑으며 한마음 역사앙금 해소.동북아 미래등 진지하고 뜻깊은 토론의 場눈길 지난 6일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너른 양배추밭에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다름 아닌 한.일 대학생 농활단. 농활단에는 한국의 연세대 학생과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 와세다대 학생 각각 20명이 참여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농활은 하나의 전통. 하지만 일본 대학생들의 한국 ‘원정농활’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다. 이번 농활은 와세다대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WAVOC 볼런티어센터가 연세대와 공동 기획했다. 한.일 양국의 젊은이들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동북아 평화의 미래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해안면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장소. 일명 ‘펀치 보울’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한국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서려 있는 곳이어서 굳이 해안면을 택했다. 서울과 도쿄에서라면 누구랄 것도 없이 나름대로 잔뜩 멋을 부릴 테지만 여기서만큼은 ‘몸뻬’바지를 입고 밀집모자를 쓴 어설픈 서울.도쿄 ‘촌놈’이다. 게릴라성 폭우에다 습도가 높아 그늘에 앉아 있어도 후텁지근한 날씨. 양배추 밭의 잡초를 솎아내다 보니 등줄기엔 구슬땀이 흘러내리지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일면식도 없던 양국의 젊은이들은 밭에서 걸쭉한 막걸리를 마시며 묘한 동질감을 느꼈고, 저녁엔 한국의 반일 감정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며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14일까지 이어지는 농활을 통해 이들은 ‘가깝고도 먼’ 양국 관계를 좀더 진솔하게 만들자는 데 동의했다. 이날 새벽 5시. 오카베 유우지로(22) 씨가 몸뻬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와”하고 일제히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전날 질펀하게 펼쳐진 ‘막걸리 잔치’에 부스스한 눈으로 알록달록한 무늬의 헐렁한 바지를 입었으니…. 그러나 밭일엔 이만한 복장이 없다는 어르신들의 조언에 너도나도 ‘몸뻬’를 외쳤다. 아침식사 준비는 와세다대생들이 맡았다. ‘아침밥 조’는 일본식 된장국과 삼각김밥을 마련했고, 나머지는 밭일에 앞서 체조를 했다. 일본 어부들이 그물을 당길 때 힘을 북돋우기 위한 가락으로 구성된 ‘소란부시’라는 전통음악에 몸을 맡긴 한.일 학생들은 이미 능숙한 농부였다. 식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용달차가 숙소인 마을회관 앞에 속속 도착했다. 이곳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농활 인원 배분이 끝난 학생들을 태우고 밭으로 향하기 위해서다. 기자도 3.4조 학생들이 투입된 김 이장님(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해도 ‘김 이장’이라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양배추밭행 트럭에 몸을 실었다. 학생들의 이날 미션은 밭이랑 사이사이에 무성한 잡초를 뽑는 것. 출발점부터 반대편 끝까지 50ｍ도 채 안 됐지만, 허리를 구부려야만 하는 작업에 너나 할 것 없이 신음을 토해냈다. 이시이 리키(20) 씨는 그 와중에도 한국인 친구를 사귀려 애썼다. “트랜스포머 봤어요?” “한국 영화도 좋아하고 노래도 괜찮던데…”라며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쉬는 시간엔 난생 처음 해보는 농사일로 뻐근한 허리를 서로 두드리며 우정을 쌓았다. 어느덧 점심시간. 마을 주민들이 삼계탕을 준비했다. 땀 흘린 뒤 먹는 통통한 시골닭으로 만든 성찬에 일본 학생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김 이장님이 돌린 소주에 못 마신다던 이시이 리키 씨도 결국 몇 잔을 들이켰다. 오후 6시. 밭에서의 왁자지껄하던 상황은 한.일 학생 간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180도 변했다. 일본의 제국주의 폐해를 꼬집은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 관람이 물꼬를 튼 것이다. 아리메 유리(여.19) 씨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왜 우리나라가 저렇게 편파적으로 그려졌나요?”라며 “한국인의 반일감정을 의도적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서 불편하네요”라고 했다. 아리메 유리 씨의 이런 말을 통역하는 한국인 학생의 얼굴엔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또 다른 일본 학생은 “일본이 제국주의로 인해 조선을 침략했고 수탈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요”라면서 “근데 왜 한국 사람들은 일본만 나쁘다는 식으로 몰아가나요? 일본처럼 제국주의를 표방하며 다른 나라를 수탈한 국가도 많은데…. 한국 네티즌들이 일본 사람들을 ‘개념 없는 원숭이’라고 표현하며 맹목적으로 비판만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한 한국인 학생은 “영화가 너무 민족주의에 기댄 나머지 감상주의에 빠져 있는 측면이 있다”며 “영화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을 한국인도 많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시이 리키 씨는 “대학에 들어와서 둘도 없는 친구가 한국인이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에 대해 알고 싶어서 왔는데, 매스컴이 주로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자주 보여주는 탓에 일본 사람들도 한국인을 보면 편치 않다”며 “밭에서 일하면서 느꼈겠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으면 한국 사람만큼 서로 잘 통하는 친구도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용전(27) 씨는 “졸업 전 마지막 방학에 꼭 농활이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며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데 한국까지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꼭 만나보고 싶었고, 지금 이렇게 두 나라 학생들이 논쟁을 하고 있지만 미래를 짊어질 우리들이 사회의 적재적소에서 일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신경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행된 토론은 밤 11시께 마무리 됐지만, 잠자리에 드는 학생들은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한 일본 학생은 “14일까지 이렇게 하루 10시간 가까이 봉사활동을 하고 남은 시간엔 토론과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는 일생에 몇 번 없는 좋은 경험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젊은이들이 함께 땀 흘리고 어울릴 수 있었던 한.일 합동농활. 이 같은 농활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계속된다면 두 나라는 과거의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고 ‘더 이상 가까울 수 없는’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양구=김재현 기자.정원석 인턴(연세대 경제학 4년)기자(madpen@heraldm.com)</td></tr></tbody></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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