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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지뢰피해자 할머니 방송 내용

작성자: 평화나눔회

조회: 59231 등록일: 2010-03-15

요즘 울긋불긋 물든 단풍 보기 위해 구경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민통선이나 강원도 일대 가시면 특히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군 
당국에서조차 정확히 어디 묻혀 있는지 알지 못하는 지뢰 때문인데,최근 몇 달새 지뢰 폭발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피해를 당하더라도 보상은 먼나라 얘기라고 합니다. 정지주 기자! 현재 지뢰 관련 피해가 많은가봐요?
어느 정도 인가요?
 <리포트>네, 2005년 8월 현재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 총 101만 8000여발의 지뢰가 매설돼 있다고 하는데요.엄청난 숫자죠? 
민간인 피해만 2000여명 이상 되는데요. 올 한해만 열 건 가까이 되는 지뢰 사고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보상받기도 쉽지 않은 현실인데요. 
지뢰 관련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현실,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한국전쟁 당시 대표적인 격전지 중의 하나인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전쟁은 끝났지만 이곳에서는 곳곳에서 지뢰 경고판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설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나 우거진 수풀에 가려 잘 눈에 띄지 않는 표지판들. 이 때문에 요즘 도시에서 온 행락객들이 뭣 모르고 경계선을 
넘다 사고를 당하는 일도 종종 일어나는데요. 
<인터뷰>류지택(마을 주민) : “여기 주민들 보다는 외지에서 지형을 잘 모르고 와서 봄철에 나물 뜯으러 왔던 아주머니들이 
도로를 지나다가 뜯다보니.. 괜찮으니 손이 닿는 데까지 뜯다가 사고를 여러번 당했던 지역이 이 지역이에요” 
실제로 경기도 포천에 사는 올해 서른 네 살의 최광필 씨. 최씨는 전직 포크레인 기사로 강원도 철원의 한 군부대 공사를 하러 갔다 지뢰 
폭발 사고를 당했는데요. 온몸에 파편 자국이 선명하죠? 지난 5월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사람은 사망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중경상을 입었는데요. 점심 시간 커피를 마시다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사고였습니다. 
<인터뷰>최광필(지뢰사고 피해자) : “돌아가신 분이 현장에서 소장 역할을 하시는데 그걸 모르시는 것 아니잖아요. 거기다 폭탄이 
있는데 뭣하러 들어가겠어요. 원래는 철조망을 복잡하게 해놓은 그 안에만 있다고 들었어요. 그 분도 억울하게 돌아가신 것 같아요.”
다행히 최씨는 목숨은 건졌지만 현재 왼쪽 다리의 신경이 끊어져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최광필(지뢰사고 피해자) : “(꼬집어도 안 아프세요?) 이 부분은 안 아파요. (이렇게 해도 안 아프세요?) 감각이 
없어요.” 게다가 몸 안에는 지뢰 파편까지 안고 있는데요. 
<인터뷰>최광필 (지뢰사고 피해자) : “파편제거는 다 안 됐어요. 박힌 것은 수도 없이 많은데 뺀 것은 한 2-300개 뺐다고 
하고 몸 속에 남아있는 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최씨는 퇴원 후 왼쪽 다리의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회복상태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간 부위에 남아있는 지뢰 파편입니다. 과연 몸 안의 파편이 문제가 없는지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신성룡(한림의대 춘천 성심병원 정형외과) : “제거할 수 있으면 제거하는 게 좋겠죠. 예를 들면 신경이라든가 간이라든가 
동맥쪽이라면, 굳이 제거하려고 애쓰면서 또 다른 손상을 줄 필요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남는 파편들은 갖고 사시라는 뜻이에요.” 
현재 제거하는 게 더 위험한 상황이라 몸 안에 파편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최씨. 일도 그만둔 상태에서 생활이 막막한 최씨는 국가를 
상대로 한 ‘국가 배상법’ 소송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인터뷰>최광필(지뢰사고 피해자) : “답답해요 일은 못하고. 일하고 싶죠. 언젠가 일하겠죠. 시간이 해결한다는데... 시간이 
언제까지 걸릴지 모르죠.”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전쟁이 끝나고 50년째 이 곳에 살고 있는 여든 살의 박춘영 할머니. 깊게 패인 주름만큼이나 말 못할 한을 품은 채 
살아왔는데요. 
박 할머니는 지난 1960년대 중반, 지뢰 사고로 왼쪽 다리 아래 부분을 잃었습니다. 
<인터뷰>박춘영(지뢰사고 피해자) : “겨울에 거기 살짝살짝 드문드문 고사리가 있기에 한웅큼 꺾어서 반웅큼 담으려고 하는데.. 
발에 뭔가 꽝 하더라고..” 
사고가 일어난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상흔은 그날의 끔찍했던 상황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그런데 지뢰로 인한 고통은 할머니에게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박춘영(지뢰사고 피해자) :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된 것이 네 사람이 그렇게 됐어. 네 사람이..” 
둘째 아들 오흥식씨는 지난 93년 산에 약초를 캐러갔다가 엄지 발가락을 잃었고, 아픔이 채 가시기 전인 95년. 설을 일주일 앞두고 큰 
아들 오종식씨와 손자 은철군이 지뢰 사고로 함께 숨지는 불행이 가족을 덮쳤는데요. 
<인터뷰>박춘영(지뢰사고 피해자) : “속상할 때 매번 들여다보죠. 들여다 보고 매번 울고.... 이제 하도 오래 되니까 한이 
좀 삭았죠.”
아들과 손자를 먼저 보낸 뒤 할머니에게 남 은 것은 지체 장애 4급이라는 참혹한 현실 뿐인데요. 그러나 입산 금지 구역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보상금 한 푼 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박춘영(지뢰사고 피해자) : “나라가 아주 난 자나깨나 원망스러워요. 그런 것을 안 묻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이렇게 생겼다고.. 내 자식이 죽고 내 손자가 죽고 나니 억울한 것은 말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이 마을에는 지뢰 사고로 죽거나 다친 사람이 백 여명에 이르는데요. 10년 전 산에 나물을 캐러 갔다 다친 김옥자 아주머니. 이 
곳에서 바깥 출입 조차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이 같은 위험은 이 일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큰데요. 
<인터뷰>박진범(손자) : “저희 엄마가 산에 들어갈 때는 부모님과 같이 들어가라고 말했어요.” 
<인터뷰>박지만(손자) : “(산에 가고 싶을 때 어떻게 해요?”) 몰래 가다 혼나고 그래요.” 
그러나 지금까지 보상은 꿈 조차 꾸지 못했다는 마을 사람들. 20여년 전 지뢰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이용석씨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철책을 
넘었다며 보상금 한푼 받지 못 했습니다. 
<인터뷰>이용석: “바람이 있다면 더 완벽하게 철조망을 만들어서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기존에 있는 
표지판이 너무 노후 상태라 쉽게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군 당국에서는 민간인 피해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녹취>국방부 관계자 : “지뢰 사고 통계가 나온 게 있는지?” “사고가 난 통계 경우에는 합참이나 인사 계통으로 기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따로 구분하는 것은 없거든요.” 
현재 지뢰로 사고를 당했을 경우 1967년에 만들어진 ‘국가 배상법’에 따라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배상을 받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는 건데요. 
지난 1967년, 지뢰 때문에 다리를 잃은 이경옥씨. 이씨는 뒤늦게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이경옥 : “저같은 사람이 지뢰의 피해자가 됐다면 적어도 국가에서 지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피해연도와 상관없이 소급해 적용할 수 있는 ‘대인지뢰 피해 보상’에 관한 특별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재국(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 집행위원장) : “사실 지뢰피해자들은 국가를 위해서 큰 고생을 한 분들인데 이 분들을 
위로하고 그리고 경제적인 도움을 드리고 명예를 회복하는 차원에서도 특별보상법이 성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휴전이 선언된 지 반 세기. 그러나 한반도는 아직도 수많은 지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한순간의 사고로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많은 
피해자들. 그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실태 조사와 보상 문제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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